어렸을 때 한자를 배웠던 기억보다는 더 인상깊게 남아 있는건 바로 신문이었다. 어렸을 때라 신문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른들이 신문을 보는 모습을 종종 보았고 책 보는 것을 좋아 하는 성격이라 신문기사를 눈여겨 볼 때가 있었는데 대개 보면 한자가 굉장히 많았다.

 

한국인에게 한자는 그럼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 생각한다.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다수일 것으로 짐작된다.

 

한자를 많이 썼을 당시에도 느낀 것이지만 필요성이 별로 없다. 한자가 필요한 경우는 극히 제한적인데, 대표적으로 동음이의어를 들 수 있다. 내가 말하는 것은 한자를 배우고 표기하는 부분에 대한 것이지 한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닌데, 동음이이어도 이런 부분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필자가 쓰고 있는 문장 곳곳에 한문은 들어가고 있다. 문장을 이루는 단어 하나하나가 한문으로 표기 될 수 있다. 그러나 한문이 위대해서 한글안에 한자가 있는게 아니라 한글이 위대하기 때문에 한자를 포용해 감싸안고 있다고 보는게 옳다.

 

오랜 역사를 거치며 우리나라의 선조들이 사용한 언어는 결국 한글로 모든 표현이 가능해졌다. 한자는 한글속에 녹아내렸다. 세상 어느나라 말도 한글처럼 뛰어나지 못하다. 일본어를 배운 사람들을 보라 외국말을 그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엉뚱한 발음을 하고 있는건 억지로 그러는게 아니라 그런 구조를 가진데서 비롯되는 한계다. 물론 한국어라고해서 모든 외국어를 있는 그대로 완벽하게 발음할 순 없지만 가장 근접하게 할 수 있고 표기할 수 있다.

 

한자 역시 마찬가지로, 창제된 문자가 갖는 위엄으로 포용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 시대를 맞아 글로벌한 문화를 접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물안 개구리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미 다 증명되었고 파고들어 연구하면 할수록 더욱 더 우수함을 드러내고 있는 마당이다.

 

한글학자들이 발표하고 주장한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우리말의 70%가 한자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허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굳이 이런 과거의 주장을 반박까지 해야 하는가 싶다. 지금 그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가 별로 없어서 반박할 필요자체가 있나 싶은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참 별 사람들이 다 있는가 보다. 초등학교 한자 교육을 부활 시키자는 주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글단체들은 굳이 반박 안해도 한글의 우수성은 세계에서 알아주고 있어서 나서고 싶지 않았겠지만 엉뚱한 주장이 자꾸 나오니 한번쯤 그 허위성을 들춰낼 필요가 있다 싶었는지 아주 대놓고 깔아 뭉개 버렸다.

 

한글이 위대한 만큼 한자도 위대하다. 과거의 기준에서 그렇다.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는 모르나 아주 오랜 세월이 뭍어 있는 글자다. 인류의 역사가 만들어낸 중요한 인류의 자산이기도 하다. 그래서 각자 다른 성격을 가짐으로서 인정하는 부분 역시 다르게 되는데, 진화 하고 있는 문명에 맞춘 새시대를 위한 언어 중 한자도 따라 올수 없는 뛰어난 문자인 한글을 두고 왜 한자를 초등학생에게까지 가르치려 들까.

 

다시 강조하지만 한문은 필요에 의해 배우는게 맞다. 중국은 이웃국가이며 산업적 외교적 측면에서 한자를 완전히 버릴 수도 없다. 아니 한글안에 녹아져 들어와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어찌 버릴까. 그러니 상식차원에서 중학교 때 대충 개념파악 정도 하면 충분히 차고 넘친다. 자주 사용하는 한자 이삼백개 정도만 알면 충분하고 남는다. 한문 점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중학교 때 배우는 단어 수준만 해도 꽤 되니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할때 자주 사용하는 한자를 쓸줄은 몰라도 대략 눈짐작으로 대부분은 파악해 내는 게 한국교육 시스템이다.

 

한자는 중국인들도 배우기 어려워 한다. 그래서 과거로부터 한자를 문자로 사용하는 국가는 문맹율이 높았다. 중국사람들의 교육열이 높으니 망정이지 낮았다면 문맹율 역시 더 낮았을지도 모른다.

 

국어를 잘 배우면 문맥안에서 한자가 어떻게 쓰이는지 훤히 파악할 수 있는데, 한자 교육을 초등학생 때부터 시킨다는건 참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